기대어 본 사람은 자신의 어깨를 내어줄 수 있어요.
‘결혼에 실패해서 돌신(돌아온 싱글)으로 살다가 3년 전에 아들이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요. 그 사람도 돌신이고 저와 같은 이혼의 아픔이 있는 사람이라서 아픔을 서로 보듬어주는 것 같았어요. 저는 그 사람을 사랑했어요. 그런데 만나면 만날수록 두려움이 몰려왔어요, 계속 만나면 계속 아파해야할 것 같고, 성장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. 이것이 제 문제인지 상대방이 보이지 않게 무의식적으로 저에게 ‘당신은 나 없으면 안 돼’라는 것을 심어주는 것인지를 혼란스러워요. 하루에도 감정의 널뛰기를 많이 해요. 최근에는 우울증 약을 처방받았어요. 매일 죽음의 왔다 갔다 해요. 제 자신이 이렇게 미쳐가고 힘든데 그 사람은 저에게 ‘너는 사랑받을 줄 몰라서 그래’, ‘너 문제야’ 라고 말을 해요. 만나면 즐겁고 행복함을 느끼기 보다는 불안하고 두렵고 괴롭기만 해요. 그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 내렸는데도 그 사람이 받아 주지도 않고, 오히려 ‘네가 약해서 그래’, ‘너만 마음 단단히 먹으면 돼’, ‘난 나의 상처를 다 극복했는데 너는 왜 아직도 그러느냐’란 말을 들어요. 그 말을 들을 때마다 ‘나는 가치 없는 존재구나’, ‘내가 정신병자인가’란 마음도 드는 동시에 ‘총이 있으면 쏴죽이고 싶다’마음도 들어서 무척 괴로워요. 헤어지자고 말했다가 제가 스스로 그 외로움과 공허감을 못 견디다 보니 다시 연락을 하게 돼요. 제가 못하니까 그 사람이 제발 제 곁에서 떠나주면 좋겠어요. 그 사람은 나보다 훨씬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거든요.‘
우리는 같은 지역, 같은 나라에 살아도 그 사람만이 겪는 정서적·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은 사랑하는 사이라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중요하게 작용한다. 우선 두 부류로 나뉘어 본다. 강한 사람(외향적)과 약한(내향적) 사람의 차이로써 양심과 인성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기본 전제이다. 즉 정적인 사람(내향적)과 지적이고 의지(意志)적인 사람(외향적)으로 나뉘게 된다. 또한 큰 상처를 받은 사람은 그만큼 흔적이 희미해지는 데는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. 흔적은 없어지는 게 아니다. 단지 옅어질 뿐이다. ‘상처 입은 치유자’가 된다면 충분히 어깨를 다른 아픈 사람에게 내어 줄 수 있다.
강한 사람(외향적)은 ‘정서의 중요함’이 약하다. 즉 정서적인 이야기를 하면 공감도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핀잔을 준다. ‘너는 생각이 많아서 탈이야’, ‘너만 괴로운 것이지 다른 사람들은 그런 감정 따위엔 신경도 안 써’ 등으로 오히려 제 2의 가해자 역할을 한다. 그리고 강한 사람들의 주 특징은 성취위주로 움직인다.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며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활동하며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이 돋보이는 데 초점을 둔다. 지적인 것을 추구하며 더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이익만을 쫒아가는 사람도 있다. 그들은 정말 지능적이며 교묘할 정도로 사람을 이용하는데 능숙하다. 부정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, 경험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정(不正)할 수 없다. ‘나를 이용하고 있다’는 것을 느낄 수 없도록 교묘한 언어로써 마치 자신이 약한 사람처럼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이 얻을 것을 취한다. 또한 그들은 절대 자신의 것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. 내어줘야 하는 시점에서도 요리조리 잘 피해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. 그리고 필요에 의해서 사람관계를 형성한다. 자기관리도 철저한 편이며 감정표현도 쉽게 분노하는 일이 드물다. 그 결과 권력, 경제적인 부(副), 인맥 등 많은 것을 챙취한다. 강한 사람이 되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? 욕구가 다른 사람에 비해 많아서다.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현실적이며 자신의 입장에서 논리정연 할 수 있다.
약한 사람(내향적)은 착한 사람이 많다. 흔히 말하는 착한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. 또한 정적인 사람이다. 정(情)의 결핍이 아닌 정서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는 사람인 것이다. 이런 사람들은 좋은 사람을 만나면 같이 성장할 수 있지만, 악용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병리적인 형태를 나타내기도 한다. 착한 아이로 자랄 수밖에 없는 것은 환경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채워지지 않음에서 원인을 볼 수 있다. 또한 그럴 수밖에 없는 자신을 인정하다보면 충분히 조절가능하며,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도 별 무리는 없다. 약한 사람은 타인을 많이 배려한다. 그 사람이 행여 자신으로 하여금 불편한 점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준다. 그것이 적절할 때는 편하지만, 과할 때는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. 모든 면에 있어서 균형 즉 적절성은 반드시 필요하다.
강한 사람(외향적)과 약한(내향적) 사람의 차이가 분명하게 있다. 그것은 그들이 나쁜 심성이 더 많거나 적어서라고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. 단지 다름에서 오는 심리적 진동의 차이가 크게 느껴질 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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